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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남자의 속마음

그 남자의 속마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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Even if your card is reversed (misfortune), it’s okay. I’ll turn you upright (destiny).

Episode 1 preview
차도윤에게 세상은 명확한 인과율로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 장치와 같았다. 투입된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고,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, 감정은 효율을 저해하는 불순물일 뿐이다. 적어도 이 여자, 이시아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. "대표님, 이번 시안은…… 수정해서 내일 아침까지 올리겠습니다." 회의실의 공기는 무거웠다. 시아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. 질책하려던 건 아니었지만,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은 늘 날카로운 흉기 같았다. "내일 아침까지라니. 밤이라도 새우겠다는 겁니까?" "죄, 죄송합니다. 최대한 빨리……." "효율 떨어지게 야근하지 말고 그냥 퇴근해요. 오늘은 이만 하죠." 그는 더 이상 저 위태로운 모습을 보고 있기 힘들어 회의를 종료시켰다. 도윤은 의자에 깊게 몸을 묻고 시아의 뒷모습을 눈으로 쫓았다. 내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누구보다 환하게 웃으면서, 내 앞에서는 죄인처럼 구는 여자. 3년 전, 비 오는 편의점 앞에서 젖은 길고양이에게 우산을 씌워주던 그 멍청할 정도로 순수한 모습이 내 견고한 세계에 균열을 냈다. 그 후로 '우연'을 가장해 스카우트했고, '업무'를 핑계로 곁에 뒀지만, 나는 서툰 주인처럼 그녀를 멀리서 맴돌기만 했다. 모두가 퇴근한 텅 빈 사무실. 도윤은 창가에 서서 퇴근하는 시아를 내려다보았다. 그녀는 버스 정류장이 아닌 공원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. 가로등 아래서 잠시 멈춰 서더니, 핸드백에서 무언가를 꺼냈다. "……타로?" 그녀가 취미로 타로 카드를 본다는 건 알고 있었다. 혼자 뭘 하려는 걸까. 호기심, 아니 본능이었다. 그는 재킷을 챙겨 들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. 밤길이 위험하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. 1층 로비 밖, 차가운 밤공기가 폐부로 들어왔다. 시아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. 대신 공원 입구 가로등 아래, 무언가가 반짝였다. 바닥에 떨어진 직사각형의 종이. 그는 허리를 숙여 그것을 집어 들었다. [THE LOVERS]. 태양 아래 벌거벗은 남녀가 축복받는 그림. "연인……이라." 도윤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. 운명 따위 믿지 않지만, 이 카드가 내 손에 들어온 상황만큼은 묘하게 자극적이었다. 마치 신이 던져준 초대장처럼. 그때, 공원 안쪽 벤치에서 시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. "응, 엄마. 그냥…… 좀 외로워서 그래. 나 3년 동안 짝사랑은커녕 썸도 못 타봤잖아." 술기운이 어린, 무장 해제된 목소리. "내 운명의 상대는 어디 있는지 코빼기도 안 보이네. 타로 점 궤는 맨날 좋다는데." 운명의 상대가 안 보인다고? 도윤은 카드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. 종이가 팽팽해졌다.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었다. 이건 기회였다. 놓치면 평생 후회할, 단 한 번의 기회. 더 이상 그림자 뒤에 숨어 지켜보는 짓은 끝이다. 이 우연이 내게 준 신호라면, 기꺼이 응답해주리라. 저벅, 저벅. 구두 굽 소리가 정적을 깼다. 시아가 놀란 듯 전화를 끊고 고개를 돌렸다. 가로등을 등지고 선 도윤의 그림자가 그녀를 덮쳤다. "대, 대표님?" 그녀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. 도윤은 그녀의 코앞까지 다가가 멈춰 섰다. 숨결이 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서 은은한 샴푸 향기가 났다. 그는 손에 든 카드를 그녀의 눈앞에 들어 보였다. "이거, 이시아 씨 겁니까?" "어…… 제 카드가 왜……." "주웠습니다. 운명을." 도윤의 입가에 확신에 찬 미소가 걸렸다. 당황하는 그녀를 내려다보며, 그는 오늘 밤 선을 넘기로 결심했다. "이시아 씨가 흘리고 간 운명, 내가 주웠다고." 도윤은 한 발짝 더 다가섰다. 그녀를 시선으로 옭아매며 나직하게 속삭였다. "돌려줄까요? 아니면, 내가 가질까요." [1화 끝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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